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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책방

책,임자를 만나다
나를 보내지 마   |    가즈오 이시구로

1. 오프닝

바이올린이나 첼로는 켠다, 혹은 연주한다고 하지만
옛부터 거문고나 가야금은 ‘탄다’고 했습니다.

그건 그러니까 물고기가 물살을 타듯이
새가 바람을 타듯이, 그런 종류의 일일까요.
현악기를 탄다고 표현하기 시작한 그 옛날의 사람들은 
아마도 악기 연주의 이상적 상태를 그렇게 본 것은 아닐까요.
탄다는 건 힘을 빼는 것, 어떤 흐름에 가볍게 나를 올려놓고
하나의 율동이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부끄러움을 타고, 간지러움을 타죠.
부끄러움이나 간지러움은 우리의 연약한 부분을 드러냅니다. 
좋은 때와 기운, 재능 같은 것도 타고 난다고 하지요. 
그러니까 타다, 란 말은
의지의 영역을 넘어서는 부분에 관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 버스를 타고 상을 타고, 애가 타고 손을 타고
우리는 왜 이렇게나, 이 말의 의미를 확장해온 걸까요.
최근엔 ‘썸타다’ ‘잠수 타다’란 말도 새로 태어났으니까 말예요.

괜히 낙엽만 봐도 마음이 시리고,
별것 아닌 일에 센티멘털 멜랑콜리해진다면 아마도 가을을 타는 거겠죠.
하지만 인생은 짧은 가을볕 같은 것.
계절이 어떻게 오고 가는지도 모르고 사는 것보단
앓도록 가을을 타는 것, 그편이 낫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입니다. 

 

 

 

2. 책, 임자를 만나다

'책, 임자를 만나다' 다음 시간에서 읽을 책은 <나를 보내지 마>입니다.
올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라의 장편소설이죠.
이 책은 1990년대 후반 영국에서 외부와의 접촉이 일절 단절된 기숙학교 '헤일셤'을 졸업한 후,
간병사로 일하는 캐시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되어 온 클론들의 사랑과 성, 슬픈 운명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을 함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를 보내지 마>

1) 책 소개
1990년대 후반 영국, 외부와의 접촉이 일절 단절된 기숙 학교 '헤일셤'을 졸업한 후 간병사로 일하는 캐시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되어 온 클론들의 사랑과 성, 슬픈 운명을 그리고 있다.

독자로 하여금 날것 그대로의 죽음과 상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의 참을 수 없는 연약함에 직면하게 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인간 생명의 존엄성,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불러일으킨다.「타임」 '100대 영문 소설' 및 '2005년 최고의 소설'로 선정되며 화제가 되었고, 전미 도서협회 알렉스 상, 독일 코리네 상을 받았다. 또한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전 세계 37개국에서 번역되었다.

 

2) 저자 소개 - 가즈오 이시구로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 해양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했다. 켄트 대학을 거쳐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에서 철학과 문예창작을 공부했고, 스물여덟 살에 《창백한 언덕 풍경》(1982)을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이 작품으로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받고 이듬해 《그랜타》 선정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에 들며 두각을 나타냈다. 두 번째 소설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1986)로 휘트브레드 상과 이탈리아 스칸노 상을 수상하고, 3년 뒤 발표한 《남아 있는 나날》(1989)로 부커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1930년대 영국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인생의 황혼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깨달은 삶의 가치와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인간의 허망함과 상실감을 섬세한 문체로 표현했다는 평과 함께 영화화되면서 그 매력과 가치를 더했다. 이후 몽환적 분위기의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1995), 추리소설 형식의 《우리가 고아였을 때》(2000), SF적 요소를 가미한 《나를 보내지 마》(2005), 단편집 《녹턴》(2009)을 발표하며 명성을 이어갔다.

 

◆ 243-244회 <책, 임자를 만나다> 도서

<더 브레인>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이 뇌에 대해 우린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이번 '책, 임자를 만나다' 시간에서는 우리 머릿 속의 우주, 뇌에 대해 쉽게 이야기해주는 책 데이비드 이글먼의 <더 브레인>을 함께 읽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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