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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탐정 정약용

‘정약용’과 ‘이가환’을 명탐정 콤비로 내세워 조선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흥미로운 이야기. 정조로부터 어사 임무를 부여받은 정약용은 백성들을 살피기 위해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던 중 한탄강이 유유히 흐르는 조용한 연천 지방에서 잔혹한 연쇄 살인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이 사건의 범인이 18년 전 만난 의문의 남자 ‘진’과 연결되어 있음을 직감한 정약용은 자신을 만나러 온 막역지우 이가환과 함께 범인이 남긴 암호 속 장소인 광대골로 들어가는데…

작가
김재희,
발매
2018.01.02
브랜드
[위즈덤하우스]
분야
[소설/비소설]
페이지
348p
크기
138*200mm
가격
13,800원
ISBN
979-11-6220-157-2
  • 교보문고
  • YES24
  • 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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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용, 자네에게 누군가 도전장을 낸 걸세.”
조선의 CSI 정약용과 이가환!
전국을 유랑하며 과학수사를 펼치는 두 선비의 예측불허 사건일지


소설 『훈민정음 암살사건』 『봄날의 바다』 『섬, 짓하다』 『경성탐정 이상』 등으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김재희 작가의 신작 『유랑탐정 정약용』이 출간되었다. 『유랑탐정 정약용』은 실존 인물이었던 ‘정약용’과 ‘이가환’을 명탐정 콤비로 내세워 조선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정조로부터 어사 임무를 부여받은 정약용은 백성들을 살피기 위해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던 중 한탄강이 유유히 흐르는 조용한 연천 지방에서 잔혹한 연쇄 살인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물속에서 부패한 영아, 거중기에 매달린 남자, 배 한가운데에 꿰맨 자국이 있는 남자. 그 시체들의 공통점은 배를 가르고 장기를 꺼냈다는 점……. 이 사건의 범인이 18년 전 만난 의문의 남자 ‘진’과 연결되어 있음을 직감한 정약용은 자신을 만나러 온 막역지우 이가환과 함께 범인이 남긴 암호 속 장소인 광대골로 들어간다.
『유랑탐정 정약용』에는 정약용과 이가환 외에도 임 포교, 무녀 채련, 평등교 교조 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 인물들은 모든 에피소드의 중심이 되는 거대한 사건 속으로 모여들어 두 선비와 조력 또는 대결을 하거나 로맨스를 쌓기도 하며 이야기를 더욱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만든다.

 

조선을 유랑하며 사건을 추적하는 정약용과 이가환 앞에 나타난 수수께끼의 남자.
실학으로 무장한 두 선비와 신념으로 가득 찬 살인자의 한판 대결이 펼쳐진다!


눈썹에 세 갈래 길이 있어 ‘삼미자三眉子’라고 불리는 ‘정약용’과 그의 막역지우이자 선배이며 천재적인 지력을 가진 ‘이가환’. 소년 시절부터 조선팔도를 여행하며 살인 사건들을 해결하곤 했던 이들 앞에 예전의 일을 떠올리게 하는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채생절할(採生折割: 사람을 죽여 그 눈, 귀, 간, 쓸개 등을 떼어내고 신체를 끊어 약으로 조제하는 행위)하여 약용이 설계한 거중기에 매달린 시신! 정약용과 이가환은 그 끔찍한 사건의 배후에 18년 전 우연히 만났던 ‘진’이라는 남자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의 흔적을 찾아 광대골 광산으로 들어간다. 한편, 정약용과 오랜 인연이 있는 임대우 포교는 평등교의 교조를 찾고 있다. 임 포교는 한때 평등교에 심취했었지만 자신에게 교조의 비리를 말한 죽마고우 김동희가 다른 신도 두 명과 시체로 발견되자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약용 앞에 나타나는 무녀 채련과 나이를 먹지 않는 평등교 교조. 그들의 정체는 무엇이며 정약용과 이가환, 그리고 임 포교가 광대골에서 마주하게 될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평등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교조의 신념은 세상을 구할 것인가 혹은 또 다른 악일 것인가.


『유랑탐정 정약용』 속 주인공 정약용은 역사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정의로운 인물이다. 양반이 아니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가해자가 되는 당시의 부조리한 수사 방식에 분노하고 신분과 빈부의 차이로 다수가 소수를 위해 희생하는 현실에 가슴 아파한다.

사람의 명은 하늘에 매여 있는 것이며, 관리들은 중간에 생명이 살 수 있도록 돕고, 죄지은 사람을 붙잡아 벌주는 게 임무이다. 이는 하늘의 권한을 부여받아서 정당하게 행하는 것으로 털끝만 한 일도 세심히 분별하여 처리하지 않고 소홀히 하게 되면 살려야 할 사람이 죽고 죽여야 할 사람이 대신 산다. (p.90)

 

김재희 작가는 『유랑탐정 정약용』 속 작가의 말을 통해 정약용은 실천적 철학과 사상을 가진 인물이었고 그 이면에는 백성을 사랑하는 깊은 뜻이 숨어져 있기에 그가 계속 현대에 문학 작품의 소재로 변주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사건을 대하는 경찰, 검사, 판사의 태도에 따라 정의가 가려지기도 하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기도 하는 지금 시대에도 그의 목소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유랑탐정 정약용』은 흥미로운 역사추리소설일 뿐만 아니라 현재의 모습을 반추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의 말에서 드러나는 정약용에 대한 애정은 방대한 자료 조사를 통한 역사 고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예로 이 소설의 한 가지 에피소드는 정약용이 실제로 저술한 형법서인 『흠흠신서』 속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정약용과 이가환의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건 해결은 독자들에게 조선판 CSI를 보는 것 같은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조선을 유랑하며 사건을 추적하는 두 선비, 정약용과 이가환의 명품 추리가 예측불허하게 펼쳐지는 『유랑탐정 정약용』. 이제 눈을 뗄 수 없는 그들의 여정에 우리가 함께할 차례이다.  

저자소개더보기

김재희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영상시나리오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시나리오작가협회 뱅크 공모전, 엔키노 시놉시스 공모전에서 수상하고 강제규필름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2006년 데뷔작 『훈민정음 암살사건』으로 ‘한국 팩션의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후 역사 미스터리 소설 『백제결사단』 『색, 샤라쿠』 『황금 보검』 『경성 탐정 이상 1~3』, 현대를 배경으로 한 범죄소설 『섬, 짓하다』, 서정 스릴러 『봄날의 바다』를 출간했다. 시인 이상과 소설가 구보가 탐정으로 활약하는 『경성 탐정 이상』으로 제28회 한국추리문학대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추리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서목차더보기

01 소년 탐정 삼미자가 탄생하다
02 여막에 흘러들어온 비명은 빗소리에 묻히고
03 무성한 숲, 풍성한 풀, 강물 깊숙이 감춰진 비밀
04 가지런한 살인자, 흐트러진 살인자
05 어사가 되어 연천 여행길을 떠나고
06 빈민굴에서의 사투
07 거중기에 매달린 시신
08 괴이한 살인 사건에 남겨진 암호
09 광대골은 아가리를 벌려 그들을 삼켜버리고
10 야음의 복숭아꽃 향내에 취해버리고
11 검푸른 산속, 빛 속에서 드디어 진과 독대하다
12 가환을 홀로 가게 할 수는 없노니
13 수술 자국은 낚싯줄이 되어 그들을 낚아 올리고
14 늑대별 은하수가 땅에 드리울 때
15 백호를 잡을 준비는 되었다
16 원무심怨無心
17 입교 의식은 또 다른 문으로 인도하고
18 고혈膏血은 눈밭에 흩뿌려지고
19 붉은 번개, 푸른 서리
20 외기러 가요, 불리러 가요
21 꽃비 나리는 사월에 은은한 미향이 어디선가 풍기고 

 

참고 문헌
작가의 말

본문 주요문장더보기

진실을 알기 전에는, ‘진’이라는 남자를 만나기 전에는 죽을 수 없다. 약용의 발을 죄고 있던 끈이 툭 끊어졌다. 누군가 약용의 곁으로 헤엄쳐 들어와 도운 것이다. 호흡곤란을 겪던 약용을 가냘픈 팔이 붙잡고 잡아채 올렸다. 약용은 다시 눈을 감았다. 어디선가 복숭아꽃 향기가 다시 났다.
“눈을 떠봐, 약용이! 어서 눈을 뜨라니까.”
가환이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코에 비해 좀 큰 애체가 오르락내리락하며 움직이고 있겠지.
“약용이!”
환한 햇빛이 눈에 들어왔다. 약용은 얼굴을 찡그리며 천천히 누군가의 손을 붙잡는데, 눈이 기름하고 얼굴이 하얀 소녀의 얼굴이 들어왔다. 열여섯 살이나 되었을까? 그녀는 약용과 눈을 맞추다 이내 거둬들이고 서서히 일어났다. 약용은 두 손을 허우적대며 그녀를 붙잡으려고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p. 58)

 

약용은 고드름처럼 늘어진 종유석 아래로 허리를 굽히고 냄새가 잡아끄는 곳으로 향했다. 저만치 약한 불꽃이 간신히 보여주는 시야에 하얀색 옷차림이 흘깃 보였다. 가환이 지레 놀라 뒤로 자빠져 앉았다. 약용은 성큼 발을 내디뎌 하얀색 희끄무레한 것에 다가갔다. 하얀 옷을 입은 남성 셋이 누워 있었고, 그들의 배 부분부터 옷자락이 헤쳐져 있었다. 그리고 열린 복강, 드러내진 늑골 사이로 비어 있는 배 속이 드러났다.
분명 장기가 있어야 할 텐데.
약용은 서양에서 들여온 책에서 인체의 해부도를 얼핏 본 적이 있었다. 그 안에는 심장, 간, 창자 등의 장기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바닥에 누워 있는 세 구의 시신은 배 속이 텅 비어 있었다. (p. 69)

 

“이미 18년이나 된 일이지만 자네도 아직 기억하지 않는가? 봄날, 자네와 내가 서학에 관해 논쟁을 하다 만난 그 남자 말일세.”
듣고 싶지 않았지만 이야기는 계속됐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오랜만이군. 나도 자네 앞에서 그 충격적인 만남을 다시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이미 내 머릿속에서는 수천 번도 넘게 추악한 상상이 오갔네. 바로 자네와 내가 그 남자의 묘한 복수 의식에 알게 모르게 동참하지 않았던가?”
“그만하게나.”
약용이 완곡히 말렸다. 가환은 거문고를 돌려놓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 남자를 다시 만나지 않으면 평생을 두고 후회할 걸세. 여기서 일어난 사건은 그때 그 사건과 양상이 비슷해. 만약 동네 소문대로 괴질 환자들의 소행이 아니라면 무언가 그때 사건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살해된 양상이 그러하네.”
“끝난 일이야. 난 모레면 여기를 떠나야 하네.” (p.124)

 

“어서 오시게. 또 만나서 반갑군.”
약용은 빛이 환하게 나오는 돌기둥 뒤로 들어갔다. 손에 든 등잔불이 바닥에 떨어졌다. 광산에 가득 차 있던 축축한 습기가 이곳에는 없었다. 기분 좋은 느낌, 은은한 미향 속에서 청아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나가 끝났으나 그 하나는 끝난 것이 아니다. 하나가 시작되었지만 시작된 하나는 없다. 자네와 나의 만남은 끝도 시작도 없네. 언제나 반복될 뿐이지.”
약용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남자 ‘진’은 18년의 세월 동안 변한 데가 없었다.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약간 휜 눈썹, 반듯한 콧날, 선연한 눈빛이었다. 변한 것은 약용이었다. 이미 소년 시절을 건너 20대의 청춘을 지나 지금은 서른 초반의 흔들리는 눈빛을 가진 약용. 약용은 충격에 비틀거렸다. (p.188)

 

“그, 그렇다면 그자가 나의 미래까지 꿰고 있단 말인가? 그런 자를 어떻게 대적하겠는가? 그에게 협력하여 도모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지 않은가?”
가환은 답답하다는 투로 말을 이었다.
“내가 지난 10여 년 동안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고 생각하는가? 주역에서 ‘진’은 하나의 상징을 이루지. 움직이는 것, 진동하는 것 외에도 검고 누런색, 맏아들을 뜻하기도 하네. 옛 어르신들이 봄날에 땅바닥에 귀를 기울이며 우레가 땅속에서 울리고 있다고 하는 것 본 적 없던가? ‘진’은 바로 생명의 태동을 말하네. 움직이는 것, 깨어나는 것, 천지개벽하는 것. 그게 바로 진일세. 그리고 우리를 기만한 그 남자는 이 세상을 뒤바꿀 천재이거나, 천하에 둘도 없는 악마일 걸세.” (p.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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